겨울이 되면 가장 인기 있는 생선회 중에 하나로 방어를 꼽을 수 있습니다.

추운 날씨를 뚫고 따뜻한 곳에 자리 잡은 애주가분들에게 기름진 뱃살에 소주 한 잔을 털어 넣는 건 참을 수 없는 유혹에 가깝습니다. 

방어는 전갱잇과에 포함되는 바다에서 만날 수 있는 물고기입니다. 멸치나 꽁치, 정어리 등의 작은 물고기를 먹고 사는 방어는 성장이 끝나면 1m가 넘기도 하는 대형 어류에 속합니다. 종종 방어를 '부시리' 아니면 '히라스'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부시리는 방어와 비교했을 때 맛과 생김새가 비슷하긴 해도 완전히 다른 어종이고 부시리를 일본어로 히라스라고 하기 때문에 전혀 다른 물고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방어는 소방어, 중방어, 대방어로 나뉘는데 무게에 따라 소방어는 3kg가 안 되는 방어를, 중방어는 3kg에서 5kg 사이의 방어를, 대방어는 6kg 이상의 방어를 말합니다. 방어의 등 부분은 청색, 배 부분은 은백색입니다. 

방어에는 비타민D가 매우 들어있어 노화 예방과 관절에 좋습니다. 또한 DHA 성분도 함유되어 있는데 이는 뇌세포 활성화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성장기의 어린이들에게도 좋다고 합니다. 이뿐만이 아니고, 간 기능을 향상해주고 피부와 체력을 좋게 만드는 비타민B와 비타민E도 들어있다고 합니다. 

2월에서 4월이 산란기인 방어의 맛은 11월에서 2월까지가 가장 좋다고 합니다. 특히 산란을 앞둔 겨울 방어는 ‘한(寒)방어’라고 불리는데 그 중 무게가 15kg를 넘어가는 대물 방어를 흔하게 만날 수 있습니다. 이런 거대한 방어는 씹는 식감이 특히 좋고 어떤 분들은 참치 뱃살보다도 뛰어나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국내 어획 장소 중에서는 제주도, 울산 등에서 주로 잡히던 방어가 최근 강원도에서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고 합니다. 동해안 가두리에서 양식을 하기 때문입니다. 자연산에 비교했을 때, 가격이 저렴한 장점이 있고 맛도 뛰어나 인기라고 합니다.

방어의 크기가 클수록 그 안에 지방이 많아 고소한 맛이 더 강해진다고 합니다. 크기가 크면 맛있는 것 이외에도 좋은 방어를 찾아내는 방법이 더 있다고 합니다. 투명한 눈, 단단한 몸의 탄성, 표면의 광택 등이 찾을 수 있다면 방어가 싱싱하다는 의미입니다. 만약 토막이 난 방어를 고른다면 단면의 상처가 없고 깨끗한 것이 좋다고 합니다.

이렇게 좋은 방어를 먹을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바로 식중독입니다. 방어의 감칠맛을 책임지는 히스티딘은 아미노산이 풍부하기 때문에 신선도가 떨어질 경우 식중독의 확률이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몸이 큰 대방어의 경우 죽고 난 직후를 기점으로 몸에서 열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신선도가 떨어지기 전에 내장 손질을 해줘야 합니다. 그리고 밀봉해서 냉장 또는 냉동 보관을 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방어회는 먹을 때 하루를 넘기지 않는 것이 좋고, 부득이하게 남은 경우에는 냉동 보관 후 충분한 가열을 통해 조리해줘야 합니다.

대방어를 부위별로 보면 크게 등살, 뱃살, 가마살, 배꼽살로 나눌 수 있습니다. 대방어는 그 크기만큼 부위별 맛이 다 다르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어떤 부위를 먹고 있는지 알고 먹으면 더 맛있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1. 방어의 등살은 지방이 비교적 적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특히 머리와 가까운 등살에는 지방이 풍부해 뱃살만큼 기름지며 맛도 좋습니다.

2. 뱃살은 위 뱃살과 아래 뱃살로 나뉘며 맛의 차이가 꽤 있는 편입니다. 지방이 많긴 하지만 혈합육이 두껍게 분포된 위 뱃살은 어떻게 보면 등살보다도 기름진 느낌이 덜합니다. 아래 뱃살은 하얀빛부터가 다르고 특히 배꼽살과 바로 붙어있는 부분은 참치 뱃살만큼 기름이 풍부하게 느껴집니다.

3. 배꼽살은 방어의 꽃이라 불리는 부위입니다. 배의 가장 아래에 붉은색을 띠며 둥그런 점이 있는 부위로 지방이 풍부할뿐더러 씹는 식감도 좋습니다.

4. 가마살은 배꼽살과 더불어 가장 귀한 부위로 취급됩니다. 아가미 바로 뒤쪽에서부터 날개지느러미까지의 부위로 배꼽살과 비슷하게 식감과 기름기를 함께 맛볼 수 있습니다.

대방어와 비교하면 사이즈가 아주 작은 소방어는 부위별로 나누기가 적합하지 않습니다. 크게 등살과 뱃살로 나누긴 하지만 부위를 나누는 것이 큰 의미가 없는 정도로 맛의 차이를 찾기가 힘든 편입니다. 대방어보다 인기는 덜하지만 나름의 쫀득하면서 덜 기름진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방어는 주로 초장, 간장, 기름장에 찍어 먹거나 상추, 깻잎, 김과 함께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에서 방어를 먹을 때 식중독을 조심해야 한다고 적어두었습니다. 그런데 방어회에서 기생충을 목격했다는 사람들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간혹 고래회충이 아니냐며 의심하는 분들도 있지만 우리가 먹는 방어에는 고래회충이 서식하지 않기 때문에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방어회에 있는 기생충은 방어 사상충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방어 사상충은 고래회충과는 다르게 방어의 근육에서도 기생할 수 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주로 자연산 방어가 인기가 많은데 자연산은 사료를 먹지 않고 말 그대로 자연의 것들을 섭취하기 때문에 방어 사상충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방어 사상충은 사람의 몸에 기생할 수는 없다고 합니다. 또한, 고래회충처럼 위장을 뚫고 나오거나 천공을 일으키는 가능성이 없고 먹게 되더라도 위산과 함께 저절로 소화된다고 합니다. 몸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발견할 경우 찝찝해 먹지 않고 버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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