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태미나 음식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으로 장어를 꼽을 수 있습니다. 가장 흔하게 장어구이를 많이 접할 수 있는데 양념이 세지 않은 것들은 어린아이들도 잘 먹을 수 있어 온 가족이 즐기기에 적합한 음식으로 볼 수 있습니다.
장어란 뱀장어목에 포함되는 모든 종을 일컫는 말인데 흔히 우리가 말하는 장어는 대부분 뱀장어를 말하는 때가 많습니다. 한자로 장어는 '長魚'라고 쓰는데 직역하면 '긴 물고기'라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많은 장어가 가늘고 긴 뱀과 비슷한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60cm 정도의 작은 정원장어도 있지만 가는 곰치는 4m에 육박하는 크기로 종류에 따라 큰 차이가 납니다.
대부분의 장어는 등지느러미와 뒷지느러미가 길게 꼬리 끝까지 연장되는 모습입니다.
대부분의 장어는 동굴 사이, 바위틈과 같은 곳에서 숨어 살거나 모랫바닥 밑을 기어 다니며 생활합니다. 따라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경우는 많이 없습니다.
뱀장어가 가장 유명한 까닭으로 한국에서는 연어와 같이 바다와 민물을 왔다 갔다 하는 물고기라 많이 생각합니다. 하지만 일부 곰치 종류나 뱀장어 속을 제외하면 모든 장어가 바다에서만 사는 것이 사실이며 뱀장어 속 장어들조차 번식은 바다에서 하기 때문에 거의 모든 장어가 바다에 의존하는 생활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가장 큰 천적으로는 우리 인간을 꼽을 수 있고 그 외에 수달, 갈매기, 왜가리, 바다뱀, 돌고래 등이 있습니다. 식성은 육식으로 작은 물고기나 갑각류를 주로 먹습니다.
처음부터 언급했듯이 스태미나 음식으로 널리 알려졌어 동양은 물론 서양에서도 식자재로 많이 사용됩니다. 하지만 뱀장어과, 갯장어과, 붕장어과와 같은 종류의 장어들이 식품 가치가 높고 모든 장어가 식자재로 사용되지는 않습니다. 식용 장어들은 살이 부드럽고 기름져 맛이 좋습니다.
우리가 먹는 장어 대부분은 척추뼈가 제거된 상태이지만 먹다 보면 잔가시가 매우 남아있는 것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미세하게 숨어있는 잔가시들을 골라내는 것이 힘들기도 하지만 다 제거하다 보면 장어의 형태가 다 부서져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 것도 이유입니다. 따라서 잔가시를 전부 발라 먹는다면 꽤 불편한 생선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잔가시가 쉽게 씹히는 경우가 많지만 그래도 가시이기 때문에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나마 다른 생선의 가시보다는 가늘고 부드러운 편이라 잘 씹고 나면 대부분 뭉개져 먹을 수 있는 정도입니다.
맛도 좋고 인기도 많아 높은 가격을 자랑하기도 합니다. 강남의 유명 장어 전문점에서는 1인분(350g)에 82,000원이라는 가격을 자랑하기도 합니다. 가격이 비싼 음식이지만 뷔페와 같은 곳들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데 이런 것들은 대부분 페루산 붕장어라고 합니다.
장어는 주로 구이로 많이 먹지만 구이 이외에도 회, 초밥, 튀김, 탕 등으로도 많이 먹는 식자재입니다.
회로 먹는 장어는 붕장어가 가장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아나고'라고 많이 불리기도 합니다. 보통의 회는 생선 살의 모양을 최대한 살려 썰어내지만, 장어회는 살을 잘게 다져서 나오는데 붕장어 피에 약한 독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장어회로 갯장어도 있는데 잔 가시를 하나하나 칼집으로 끊어줘야 하므로 조리하기 어려워 가격이 비싼 편입니다.
장어탕은 일부 남해안 지역에서는 가정식으로도 먹을 수 있는 흔한 음식이라고도 합니다. 추어탕과 거의 흡사하다고 볼 수 있는데, 추어탕과 마찬가지로 장어를 갈아서 만든 것과 갈지 않고 통으로 만든 두 가지 다른 조리법이 있습니다.
우리의 가깝고도 먼 이웃인 일본에서는 덮밥, 초밥, 돈부리 등에서 장어가 많이 사용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장어 덮밥은 ‘우나동’이라고 불리며 한국에서 삼계탕을 보양식으로 먹듯이 일본에서 고급 보양식으로 여겨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양념장 또한 그냥 만들지 않고 장어 뼈를 우려낸 육수를 사용해 깊은 맛을 더해줍니다.
일반적인 장어 초밥은 작은 장어를 양념해 구워준 뒤, 초밥을 김으로 감싸서 고정하는 모습입니다. 고급 초밥집에서는 김 없이 장어만 오롯이 나오기도 합니다. 장어 초밥에 많이 쓰이는 양념장은 달콤한 맛이 강해 생선 비린내를 잡아주는 역할도 해줍니다. 장어 본연의 맛을 느끼게 해주는 일부 고급 음식점에서는 하얀 장어에 고추냉이와 소금으로만 살짝 간을 해 초밥으로 만들어 줍니다.
돈부리 또한 장어가 많이 사용되는 음식입니다. 돼지고기가 주로 사용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달콤한 양념이 더해진 장어가 뜨거운 밥 위에 올라간 장어덮밥의 인기는 상당합니다. 밥도 그냥 짓지 않고 물 대신 장어 뼈 육수로 만들어주면 향이 일품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장어를 많이 사용되는 일본인만큼 연간 장어 소비량이 약 16만 톤으로 약 5천 톤의 한국에 비해 약 30배 많습니다. 전 세계 장어 소비의 약 80%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장어를 먹는 만큼 지역에 따라 조리법이 다르다고 합니다. 관서 지방에서는 배를 갈라 조리하지만, 관동 지방에서는 배를 가르는 것이 할복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등을 갈라 조리합니다.
해산물에 관해서는 다른 국가에 비해 자부심이 뛰어나기도 한 일본은 대부분의 해산물을 날로 먹지만, 장어만큼은 꼭 조리해서 먹는다고 합니다. 피에 독성이 있는 것이 그 이유이며 60도 이상에서 5분만 조리하면 독성을 사라진다고 합니다. 장어가 가장 유명한 지역으로는 시즈오카현의 하마마츠시를 꼽을 수 있습니다. 그 지역의 하마나 호 내부 기수 지역에서 잡히는 장어가 가장 일품 장어로 취급됩니다. 바다에 비하면 그 수가 적기 때문에 하마나 호의 장어는 매우 비싼 가격으로 판매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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