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시대에는 하얀 소, 흑소 그리고 얼룩소가 존재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고구려 고분벽화에서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이것 이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소가 존재했던 것으로 보이며, 광개토대왕 때는 물소를 '남연'으로부터 받았다는 기록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고구려는 당시에 한우를 농경에 쓸 뿐 아니라 수레를 끄는 용도로도 사용했다고 알려졌으며, 신라의 민정 문서에는 이 시대에 소의 전체 수를 국가에서 파악하며 철저하게 관리했다는 사실이 적혀 있었다고 합니다.

원래 한우의 용도는 농경과 물건을 운반하는 것이었으며, 죽고 난 후에 사람들에게 소고기, 소가죽은 물론 뼈까지 남기는 굉장히 훌륭한 동물로 볼 수 있습니다. 소가죽과 소뼈는 주로 북을 만드는 데 쓰이거나 모피와 같은 다른 공예품의 재료로 쓰였고, 곰탕이나 설렁탕과 같은 국물 요리의 식자재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현재는 농경에서의 사용은 거의 줄었는데 이는 다양한 농기구의 등장으로 인하여 나타난 현상입니다. 따라서 식용 소고기를 만들기 위해 공장식으로 한우를 사육하는 편이 대부분입니다. 현재도 대형 농기구가 사용되기 힘든 지형이나 규모가 작은 농장에서는 소를 이용해 농사를 짓기도 하기 때문에 농경에서 완전히 제외됐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청도와 같은 일부 지역에서는 스포츠 목적으로 소싸움에 사용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동물 학대 논란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이 소싸움은 지역 경제의 활성화 측면으로 보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은 올해 두 번째 소싸움 경기가 청도소싸움경기장에서 열렸다고 합니다. 주말 이틀 동안 하루에 12경기씩 진행된다고 하는데 체중별로 나눠진 소들의 올해 총 예정 경기 수는 1248경기로 알려졌습니다. 소싸움은 서로 뿔을 부딪치며 싸우다가 한 소가 뒤쪽으로 밀리거나 뒤를 돌아 도망치면 패배한 것으로 경기가 진행된다고 하는데 육중한 소들이 서로 뿔을 맞부딪치며 힘을 겨루는 장면은 보는 이들에게 즐거움을 전해줍니다.

동물보호법에 의하면 도박, 오락 등의 목적으로 동물이 상해를 입으면 학대로 규정할 수 있지만, 민속경기로 포함되는 전통 소싸움은 규제받는 대상이 아니므로 경마와 똑같이 합법적인 베팅도 할 수 있는 경기입니다. 한명당 최소 100원에서 최고 100,000원까지 베팅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소싸움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청도를 비롯한 전국 11개 지자체에서 소싸움 경기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2021년, 청도에서 총 1254의 소싸움 경기로 발생한 매출은 296억원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주말에는 평균 3,300명이 청도를 방문해 소싸움 경기를 관람한 것으로 기록됐습니다. 소싸움을 관람한 사람들이 경기가 끝나고 근처에 위치한 관광지를 둘러보고 식당에서 식사하는 등 많은 활동을 하기 때문에 경기장 주변은 경기가 열리는 주말에 특수를 누린다고 합니다.

다시 식용 소고기 얘기로 돌아와, 한국인들이 한우를 평가할 때 가장 중요시하는 것이 마블링이라고 합니다. 마블링이란 육류를 연하게 하며 육즙을 많게 하는 지방의 분포도를 의미합니다.

마블링을 유난히 많이 따지지만, 육질을 절대적으로 좌지우지하는 기준은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정 수준을 넘어선 마블링은 오히려 거부감을 느끼게 할 수도 있으므로 마블링은 개인의 취향이라고 보는 편이 더욱 타당해 보입니다.

물론 마블링이 많으면 육질을 부드럽게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비교적 더 많이 익혀줘야 하는 수고가 있고 지방량의 증가로 인해 높은 칼로리는 피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마블링에 대한 선호도는 나라별로 다른데 주로 한국과 일본에서 마블링이 많은 소고기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주로 맛에 의해 소고기의 등급이 평가되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마블링이 많은 소고기가 등급이 높게 책정됩니다.
일각에서는 등급이 낮은, 좁은 축사가 아닌 자유로운 목장에서 자라 지방이 적은 소고기가 더 좋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닭 다리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지만 퍽퍽한 닭가슴살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듯이 개인 취향의 차이로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주로 마블링에 따라 결정되는 한우 등급에 대해서 항상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한우의 등급은 다음과 같이 나뉘어 있습니다.

1. 1++ (투플러스)
2. 1+ (원플러스)
3. 1등급
4. 2등급
5. 3등급

구이용으로는 주로 암소, 사골이나 갈비 등은 수소의 질이 비교적 높은 상황에서 마블링, 즉 지방이 많이 함유되어있는가에 따라 손 한 마리의 전체 등급이 정해지기 때문에 부위에 따라 등급이 애매해 보이는 현상도 발생합니다.

한우가 수입에서 무조건 품질이 뛰어나다는 인식이 있는데 이는 어느 정도는 맞고 어느 정도는 틀린다고 볼 수 있습니다.
원산지가 국내이다 보니 신선함을 유지하는 데 장점이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수입 소보다 무조건 마블링이 좋고 맛이 뛰어나지는 않습니다.

이렇게 한우가 최고라는 과도한 신토불이 마케팅으로 인해 한우의 가격은 지속해서 상승하였고, 서울 유명한 식당에서 한우를 먹으면 1인분에 7만원이 넘는 사악한 가격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물론 방대한 토지를 보유하고 있어 소를 자유롭게 키울 수 있는 미국, 아르헨티나와 같은 국가에 비해 좁은 공간에서 곡물 사료를 먹여가며 키워야 하는 한우의 원가가 높을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우리의 것을 아끼는 것도 좋지만, 이젠 무조건 국산을 애용해야 한다는 인식은 더 이상 사람들에게 통하지 않습니다. 보다 넓은 시각과 포용적인 마음이 우리 한우를 더 발전시킬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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