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을 싫어하는 사람을 개인적으로 만나보지 못했습니다. 한껏 열이 올라온 철판에 삼겹살이 올라가며 울리는 소리와 모습은 지금 생각만 해도 군침을 돌게 합니다.

참으로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돼지고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일상에서 가장 친숙해 자주 접할 수 있고 그만큼 자주 먹게 되는 것이 바로 돼지고기입니다. 위에 적은 삼겹살과 목살과 같은 인기가 많은 부위도 있지만 뒷다리살과 같이 인기가 없는 부위도 있는 것이 사실이라 사람별로 선호도 격차가 매우 큰 편입니다. 

농림수산식품부의 발표에 따르면 돼지고기를 대분할하면 7개 부위로 나눌 수 있고, 다시 22개에 소분할 부위 육으로 나눌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마트나 정육점에서 만나는 돼지고기의 부위 육은 10개 내외로 전체 소분할 부위에 비하면 많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뒷다리살이라는 부위는 사실 설깃살, 도가니살, 볼기살, 홍두깨살, 뒷사태살, 보섭살 등의 6가지 부위 육이 나오지만 소비자에게는 전부 뒷다리살이라는 이름으로 판매가 되고 있습니다. 다양한 부위가 관심을 받고 판매되는 소고기에 비해 돼지고기는 극히 일부 부위에만 관심이 집중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삼겹살로 이야기하면 우리에게 너무나도 친숙한 돼지고기이지만 정작 깊게 들어가면 우리와 다소 멀다고 생각되는 것입니다.


도축한 돼지 도체를 반으로 갈라 2분 도체를 만드는 것으로 대분할이 시작됩니다. 2분 도체에서 앞과 뒤 족발을 잘라내고 다시 3등분을 해줍니다.

1. 목과 앞다리

2. 등과 배

3. 엉덩이와 뒷다리

목살, 앞다리살, 갈비 등이 앞부분에서 얻을 수 있는 부위이고 삼겹살, 등심 등을 가운데에서 얻고 뒷부분에서는 뒷다리살 등을 얻을 수 있습니다. 

7개의 대분할과 22개의 소분할 기준으로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대분할: 앞다리, 뒷다리, 삼겹살, 목심, 안심, 등심, 갈비

소분할: 앞다리살, 앞사태살, 항정살, 설깃살, 볼기살, 도가니살, 보섭살, 뒷사태살, 홍두깨살, 삼겹살, 오돌삼겹, 등갈비, 토시살, 갈매기살, 목심살, 안심살, 등심살, 알등심살, 등심덧살, 갈비, 갈비살, 마구리

가격이 싼 장점으로 최근에는 뒷다리살에 대한 관심이 예전과 비하면 많아진 것이 사실입니다. 뒷다리살은 다른 말로 흔히 '후지(後肢)'라고도 불리고 있는데, 동일하게 앞다리살은 '전지(前肢)'라는 이름으로도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무거운 돼지의 몸을 지탱하고 있기 때문에 뒷다리살에는 근육량이 어마어마합니다. 실제로 비계는 겉 부분에만 두껍게 자리하고 있고 속살은 대부분 근육입니다. 


두말할 필요 없이 인기가 많은 삼겹살, 항정살 등은 풍부한 지방으로 부드러운 육질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목살 또한 삼겹살 정도는 아니지만 적당한 지방과 살코기가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런 부위에 비하면 뒷다리살은 퍽퍽함을 느낄 수 있는 부위가 대부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가격 측면으로 봐도 뒷다리살은 삼겹살의 절반 또는 그 이하의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족발에서도 뒷다리살보다는 앞다리살의 가격이 더 비싼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보통 돼지 1마리당 삼겹살이 약 9kg, 목살이 약 4~5kg 정도가 나오는데 뒷다리살은 13~14kg이 나옵니다. 공급은 많지만 수요가 적으므로 가격이 저렴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뒷다리살은 가격대가 저렴한 가게나 지갑이 가벼운 자취생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또한 다이어트의 대표 음식이라고 할 수 있는 닭가슴살을 대체할 수 있는 식품이기도 합니다. 


한국에서는 이렇게 좋은 취급을 받지 못하는 게 사실이지만 서양권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특히 햄 문화가 발달한 스페인, 이탈리아 등에서는 이 뒷다리살을 굉장히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뒷다리를 통째로 소금에 절인 후 숙성시키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 유명한 스페인의 '하몽', 이탈리아의 '파르마햄' 등의 요리입니다. 제대로 숙성을 해준 뒷다리살을 얇게 썰어주면 퍽퍽함은 찾아볼 수 없고 오히려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합니다. 

미국에서는 앞다리살과 함께 바비큐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부위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구워서 먹는 방식이 아닌 숯불에 8시간 이상 조리하는 방식으로 두꺼운 지방은 바삭한 식감을 자랑하고 살코기는 부드럽게 익어 그 맛이 일품입니다. 이런 바비큐 방식에서는 오히려 앞다리살보다 뒷다리살이 더 인기가 많다고 합니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면 일반적으로 정육점에서 뒷다리살을 보통 보유하고는 있지만 전시하는 곳은 없습니다. 그래서 뒷다리살을 물어보면 항상 안쪽에서 따로 꺼내서 가져다주는 광경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몇몇 정육점에서는 아예 뒷다리살을 취급하지 않는 곳도 있으니 항상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뒷다리살이 흔히 사용되는 음식으로는 찌개가 있습니다. 장조림, 수육, 제육볶음, 카레 등의 요리에도 종종 사용되는 것을 볼 수 있고 그 외는 거의 스팸이나 소시지를 만드는 데에 쓰인다고 합니다. 

일부 식당에서는 뒷다리살을 탕수육, 돈가스 등에 사용하기도 하는데 관리를 잘해서 튀겨 놓은 뒷다리살을 구분하는 것은 전문가가 아니면 쉽게 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합니다. 

저렴하다는 이유로 급식에도 많이 쓰였던 뒷다리살이 코로나19로 인해 사용량이 크게 줄었다고도 합니다. 학교나 회사에서 단체 식사를 준비하는 경우가 많이 없었던 2021년에는 돼지고기 전체 재고량의 약 55%를 차지할 정도로 많이 남았다고 합니다. 

한때 백종원 님이 TV에서 뒷다리살을 많이 이야기해 많은 관심을 받은 적도 있었습니다. 한돈자조금 관리위원회와의 협업을 통해 '빽햄'이라는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는데 주원료로 뒷다리살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등심, 안심, 양지, 사태, 갈비, 안창살, 업진살, 살치살 등 한국인에게 소는 버릴 것 하나 없는 굉장히 소중한 동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살코기가 없는 사골까지도 환자, 임산부, 청소년을 포함한 모든 이에게 원기 회복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농기구가 발전하기 전에는 농사일을 도우며 예전부터 다양한 방면으로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소가 우리 식탁으로 오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과정이 필요합니다. 살아있는 소는 우시장과 같은 곳에서 판매되고 도축장으로 향합니다. 소가 운동을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근육량이 달라지고, 또 그에 따라 고기의 맛이 다 달라집니다. 운동을 많이 해서 발달한 부위는 고기가 단단하고 질긴 특징이 있고, 운동을 많이 하지 않은 부위는 지방이 충분해 고기가 부드럽고 연합니다. 고기에 대해 잘 안다면 더 맛있게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자세히 설명해 드려 여러분들이 조금이나마 소고기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소고기가 도축장에 들어오면 가장 먼저 전기충격을 통해 기절시킵니다. 소가 완전히 기절하면 몸의 피를 다 뽑아주고 깨끗하게 세척해줍니다. 그 이후, 가죽을 벗겨주고 머리 부분을 절단해준 다음 가슴을 열어줍니다. 내장을 다 제거해주는 소를 '도체'라고 부릅니다. 도체란 가축을 도살한 뒤 가죽, 머리, 내장 등을 제거하고 난 나머지 몸을 의미합니다. 세로로 두 부분으로 나눠주고 나서 무게를 재고 마지막으로 세척해준 뒤, 급랭해줍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가축의 모습이 아닌 우리가 먹는 소고기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는 것입니다.

소고기의 종류는 크게 국내산과 수입 소고기로 나눌 수 있습니다. 여기서 국내산 소고기는 한우고기, 육우고기, 젖소고기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 한우고기: 한우에서 순수하게 생산되는 고기를 말합니다.

- 육우고기: 송아지를 낳지 않은 젖소 암소에서 만들어진 고기를 말하며 육용종, 교잡종, 젖소 수소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 젖소고기: 젖소 암소 중 송아지를 낳은 고기를 말합니다.

(수입 소고기에서 생산됐더라도 국내에서 6개월 이상 사육됐다면 국내산 육우고기로 구분합니다. 수출한 나라를 함께 표시해줘야 합니다)

두 부분으로 나눠준 소고기를 다시 4분 도체로 만드는 작업을 대분할이라고 부릅니다.

대분할을 통해 안심, 등심, 채끝, 목심, 앞다리, 우둔, 설도, 양지, 사태, 갈비 10개 부위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그 이후 근육의 생김새로 다시 잘게 나눠주면 총 39개로 소분할 수 있습니다. 그 부위로는 윗등심살, 꽃등심살, 아래등심살, 살치살, 안심살, 채끝살, 목심살, 꾸리살, 앞다릿살, 부챗살, 갈비덧살, 부채덮개살, 홍두깨살, 우둔살, 설깃살, 설깃머리살, 보섭살, 도가닛살, 삼각살, 차돌박이, 업진살, 업진안살, 양지머리, 치마살, 치마양지, 앞치마살, 앞사태, 뒷사태, 아롱사태, 뭉치사태, 상박살, 꽃갈비, 갈빗살, 참갈비, 본갈비, 마구리, 토시살, 안창살, 제비추리가 있습니다.

부위별로 우리가 요리하는 방식으로 나눠본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 안심: 스테이크, 구이

- 등심: 스테이크, 구이, 전골

- 채끝: 스테이크, 구이

- 사태: 장조림, 찜

- 목심: 불고기, 국거리

- 앞다리: 불고기, 장조림, 육회

- 갈비: 구이, 찜, 탕

- 설도: 불고기, 장조림, 육포

- 우둔: 불고기, 산적, 육포

- 양지: 국거리, 탕, 구이

- 홍두깨: 장조림, 육포

치마살은 과거 정육을 하던 사람들이 갈비덧살을 부르던 말입니다. 치맛자락과 비슷하게 생겼다는 이유로 그렇게 불렀는데 치마양지의 치마살과는 다르게 육질이 거친 편에 속합니다. 주로 장조림에 많이 쓰입니다.

현재는 목에서 등으로 이어지는 방향을 따라서 목심, 윗등심, 아래 등심으로 부르고 있지만 과거에는 정반대로 아래 등심 부위를 윗등심으로, 등심 부위를 아래 등심으로 부르기도 했습니다. 

힘줄을 제거하다 보면 아래로 절단해갈수록 가운데 힘줄이 굵어지는 것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일단 고기를 반으로 잘라주고 힘줄을 제거해준 뒤, 나누어진 고기를 고깃결과 직각으로 잘라줘야 합니다.

살치살은 상품화를 위해서 근육결이 모여지는 곳에서 양분해 각 토막을 고깃결과 직각으로 잘라줍니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등심을 작게 분할한 것으로는 윗등심살, 꽃등심살, 아래등심살이 있습니다. 제1등뼈에서부터 제5등뼈까지는 윗등심살, 제6등뼈에서부터 제9등뼈까지는 꽃등심살, 제10등뼈에서부터 제13등뼈까지는 아래등심살로 정의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주로 유통되는 형태를 보면 윗등심살과 아래등심살 두 부위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꽃등심살이 아래등심살에 포함되어 한 덩어리로 보기 때문입니다. 

스테이크에서 자주 볼 수 있는 Rib Eye Roll이 바로 꽃등심에 속하는 부위입니다. 5번과 12번 갈비뼈 사이 등심 부위에서 겉 지방을 정형해 가운데 심 부분만 골라서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꽃등심은 떡심(목덜미 인대)이 없는 부위를 주로 최상급으로 쳐줍니다.

꽃등심을 절단하고 그 순서대로 놓으면 채끝 쪽으로 갈수록 지방의 함량이 적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6번에서 8번 갈비가 가장 우수하다고 여겨지는데 흔히 꽃갈비라고 부르는 그 부위입니다.

고기를 썰 때 맛있게 썰고 싶다면 고깃결과 직각으로 썰어줘야 합니다. 고깃결 방향을 따라 썰어준다면 마블링이 보이지 않아 볼품이 없어집니다. 근육 결을 따라 고기가 수축하므로 구웠을 때 고기가 질겨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차돌박이의 단면은 사각형이지만, 주로 둥글게 말아서 비닐에 냉동해 유통되기 때문에 주로 긴 원통의 모양으로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좋은 고기를 먹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똑같을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광택이 나고 수분이 적당하게 나와 있는 것을 좋은 고기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좋은 고기는 절단면이 곱고 윤기가 납니다. 지방은 우윳빛을 띠고 광택이 나는 특징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에 비해 나쁜 고기는 색깔이 비교적 검고 어두운 편이고, 육질이 떨어집니다. 건조하고 단단한 특징이 있습니다. 소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이렇게 나쁜 고기가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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