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심, 안심, 양지, 사태, 갈비, 안창살, 업진살, 살치살 등 한국인에게 소는 버릴 것 하나 없는 굉장히 소중한 동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살코기가 없는 사골까지도 환자, 임산부, 청소년을 포함한 모든 이에게 원기 회복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농기구가 발전하기 전에는 농사일을 도우며 예전부터 다양한 방면으로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소가 우리 식탁으로 오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과정이 필요합니다. 살아있는 소는 우시장과 같은 곳에서 판매되고 도축장으로 향합니다. 소가 운동을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근육량이 달라지고, 또 그에 따라 고기의 맛이 다 달라집니다. 운동을 많이 해서 발달한 부위는 고기가 단단하고 질긴 특징이 있고, 운동을 많이 하지 않은 부위는 지방이 충분해 고기가 부드럽고 연합니다. 고기에 대해 잘 안다면 더 맛있게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자세히 설명해 드려 여러분들이 조금이나마 소고기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소고기가 도축장에 들어오면 가장 먼저 전기충격을 통해 기절시킵니다. 소가 완전히 기절하면 몸의 피를 다 뽑아주고 깨끗하게 세척해줍니다. 그 이후, 가죽을 벗겨주고 머리 부분을 절단해준 다음 가슴을 열어줍니다. 내장을 다 제거해주는 소를 '도체'라고 부릅니다. 도체란 가축을 도살한 뒤 가죽, 머리, 내장 등을 제거하고 난 나머지 몸을 의미합니다. 세로로 두 부분으로 나눠주고 나서 무게를 재고 마지막으로 세척해준 뒤, 급랭해줍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가축의 모습이 아닌 우리가 먹는 소고기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는 것입니다.
소고기의 종류는 크게 국내산과 수입 소고기로 나눌 수 있습니다. 여기서 국내산 소고기는 한우고기, 육우고기, 젖소고기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 한우고기: 한우에서 순수하게 생산되는 고기를 말합니다.
- 육우고기: 송아지를 낳지 않은 젖소 암소에서 만들어진 고기를 말하며 육용종, 교잡종, 젖소 수소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 젖소고기: 젖소 암소 중 송아지를 낳은 고기를 말합니다.
(수입 소고기에서 생산됐더라도 국내에서 6개월 이상 사육됐다면 국내산 육우고기로 구분합니다. 수출한 나라를 함께 표시해줘야 합니다)
두 부분으로 나눠준 소고기를 다시 4분 도체로 만드는 작업을 대분할이라고 부릅니다.
대분할을 통해 안심, 등심, 채끝, 목심, 앞다리, 우둔, 설도, 양지, 사태, 갈비 10개 부위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그 이후 근육의 생김새로 다시 잘게 나눠주면 총 39개로 소분할 수 있습니다. 그 부위로는 윗등심살, 꽃등심살, 아래등심살, 살치살, 안심살, 채끝살, 목심살, 꾸리살, 앞다릿살, 부챗살, 갈비덧살, 부채덮개살, 홍두깨살, 우둔살, 설깃살, 설깃머리살, 보섭살, 도가닛살, 삼각살, 차돌박이, 업진살, 업진안살, 양지머리, 치마살, 치마양지, 앞치마살, 앞사태, 뒷사태, 아롱사태, 뭉치사태, 상박살, 꽃갈비, 갈빗살, 참갈비, 본갈비, 마구리, 토시살, 안창살, 제비추리가 있습니다.
부위별로 우리가 요리하는 방식으로 나눠본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 안심: 스테이크, 구이
- 등심: 스테이크, 구이, 전골
- 채끝: 스테이크, 구이
- 사태: 장조림, 찜
- 목심: 불고기, 국거리
- 앞다리: 불고기, 장조림, 육회
- 갈비: 구이, 찜, 탕
- 설도: 불고기, 장조림, 육포
- 우둔: 불고기, 산적, 육포
- 양지: 국거리, 탕, 구이
- 홍두깨: 장조림, 육포
치마살은 과거 정육을 하던 사람들이 갈비덧살을 부르던 말입니다. 치맛자락과 비슷하게 생겼다는 이유로 그렇게 불렀는데 치마양지의 치마살과는 다르게 육질이 거친 편에 속합니다. 주로 장조림에 많이 쓰입니다.
현재는 목에서 등으로 이어지는 방향을 따라서 목심, 윗등심, 아래 등심으로 부르고 있지만 과거에는 정반대로 아래 등심 부위를 윗등심으로, 등심 부위를 아래 등심으로 부르기도 했습니다.
힘줄을 제거하다 보면 아래로 절단해갈수록 가운데 힘줄이 굵어지는 것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일단 고기를 반으로 잘라주고 힘줄을 제거해준 뒤, 나누어진 고기를 고깃결과 직각으로 잘라줘야 합니다.
살치살은 상품화를 위해서 근육결이 모여지는 곳에서 양분해 각 토막을 고깃결과 직각으로 잘라줍니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등심을 작게 분할한 것으로는 윗등심살, 꽃등심살, 아래등심살이 있습니다. 제1등뼈에서부터 제5등뼈까지는 윗등심살, 제6등뼈에서부터 제9등뼈까지는 꽃등심살, 제10등뼈에서부터 제13등뼈까지는 아래등심살로 정의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주로 유통되는 형태를 보면 윗등심살과 아래등심살 두 부위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꽃등심살이 아래등심살에 포함되어 한 덩어리로 보기 때문입니다.
스테이크에서 자주 볼 수 있는 Rib Eye Roll이 바로 꽃등심에 속하는 부위입니다. 5번과 12번 갈비뼈 사이 등심 부위에서 겉 지방을 정형해 가운데 심 부분만 골라서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꽃등심은 떡심(목덜미 인대)이 없는 부위를 주로 최상급으로 쳐줍니다.
꽃등심을 절단하고 그 순서대로 놓으면 채끝 쪽으로 갈수록 지방의 함량이 적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6번에서 8번 갈비가 가장 우수하다고 여겨지는데 흔히 꽃갈비라고 부르는 그 부위입니다.
고기를 썰 때 맛있게 썰고 싶다면 고깃결과 직각으로 썰어줘야 합니다. 고깃결 방향을 따라 썰어준다면 마블링이 보이지 않아 볼품이 없어집니다. 근육 결을 따라 고기가 수축하므로 구웠을 때 고기가 질겨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차돌박이의 단면은 사각형이지만, 주로 둥글게 말아서 비닐에 냉동해 유통되기 때문에 주로 긴 원통의 모양으로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좋은 고기를 먹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똑같을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광택이 나고 수분이 적당하게 나와 있는 것을 좋은 고기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좋은 고기는 절단면이 곱고 윤기가 납니다. 지방은 우윳빛을 띠고 광택이 나는 특징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에 비해 나쁜 고기는 색깔이 비교적 검고 어두운 편이고, 육질이 떨어집니다. 건조하고 단단한 특징이 있습니다. 소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이렇게 나쁜 고기가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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